
해방촌 나들이 전
용산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실패할 수도 있는데 한번 가보실?"
이라는 말에 뭐 파는 곳인지도 물어보지도 않고
"ㄱㄱ" 외치고 직행
하늘성
겉보기는 뭐 이런 데가 다 있나 싶을 정도로
간판도 한쪽 귀퉁이에 달려 있고
허름해 보이는 데 그게 또 맛집의 조건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보자마자 확신의 맛집으로 네이버 지도에 저장
친구가 한번 먹어보려고 여러 번 도전했지만
삼고초려도 실패하고 겨우 겨우 먹어 본 곳을
나는 원큐에 방문 성공
"역시는 역신가"
(먹놈먹: 먹을 놈은 먹는다.)

이래 봬도 야외 좌석까지 마련되어 있다.
우리는 안쪽 좌석이 비어 있어 빠르게 착석

메뉴판 차림구성과 가격 표시
아주 간단명료 그 자체였다.
왠지 단호해 보이는 사장님의 인상과 닮았다.

사장님 혼자서 운영하시는 중국집이라
주문부터 수령까지 셀프 퀘스트다.
[퀘스트명: 주문]
사장님의 진중한 조리 중
방해가 되지 않게 눈치 잘 보면서
적당한 타이밍에 스리슬쩍 주문해야 된다.
친구가 주문하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누가 보면 상사한테 혼날까 노심초사
보고서 제출하는 모양새였다.
(보면서 혼나길 기대한 나 ㅋㅋㅋ 아쉽게도 혼나진 않음)

짬뽕밥(9,000원)을 각각 하나씩 주문했다.
짬뽕 국물 한 숟갈 먹자마자
탕수육 맛도 궁금해서 친구한테 시키자고 했지만
친구가 "사장님 짜증 낼 걸?"이라는 말에
"까비, 다음 기회에 ㅋㅋㅋ"
사실 나도 사장님 인상이 쪼매 무서워
빠르게 단념했다.
음식하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음식을 하시며
중간중간 국물을 덜어 맛을 보시는 걸 보고
사장님의 요리에 대한 자세와 마음가짐이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짬뽕밥의 밥이 볶음밥으로 나온다.
이것도 사실 메뉴로 해서 팔아도
먹을 의향이 있을 정도로 너무 맛있었다.

욕쟁이 할머니가 하시는 국밥집이 있다면
까칠해 보이는 아저씨가 하는 중국집이 요기 '하늘성'이다.
영업일자, 시간이 따로 적혀있지 않아
"꼭 여기를 가봐야겠다" 보다 주변을 지나거나
근처 볼일이 있을 때 산책 삼아 지나며
하늘의 주신 기회를 노려보는 방향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용산에서 어디에서 뭐 할지 뭘 먹을지
고민 중이라면 시간이 넉넉하다는 가정 하에
'하늘성' 한번 도전해보시는 거 추천드립니다.
마침 가까운 곳에 위치한 '코끼리 베이글'에서
맛있는 커피와 올리브 베이글, 샌드위치까지
디저트라고 하기엔 또 헤비한 마무리까지
정말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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